고혈압은 여전히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주된 위험 요인입니다. 항고혈압제의 발전 덕분에 수명은 늘었지만, 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약물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은 식단을 통한 관리, 그중에서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중해식 식단, 왜 주목받나
지중해식 식단은 과일, 채소, 통곡물, 생선, 견과류, 올리브오일 등 식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붉은 고기나 가공식품은 최소화합니다. 이 식단의 핵심은 바로 올리브오일인데요, 특히 기계적인 압착 방식으로 추출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은 고온처리 없이 자연 유효 성분을 그대로 보존해 ‘기능성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속 ‘혈압 안정 유전자’
올리브오일은 주로 단일불포화지방산(MUFA)인 올레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두 성분은 심혈관계를 보호하고, 고혈압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하이드록시티로솔, 올레오칸탈, 올레우로페인과 같은 폴리페놀은 염증을 억제하고 혈관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작용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AAS)의 과활성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고혈압의 발생 원인 중 하나인 혈관 경직을 완화시킵니다.
임상시험에서도 입증된 항고혈압 효과
총 19개의 무작위 임상시험(RCT)을 종합 분석한 결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하루 10~60g 섭취했을 때 수축기 혈압이 평균 3mmHg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뇌졸중 사망률 8%,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 5% 감소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특히 스페인 PREDIMED 연구에서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매일 보충한 그룹에서 수축기·이완기 혈압 모두가 유의미하게 낮아졌습니다. 이 효과는 정제 올리브오일보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서 두드러졌으며, 그 이유는 바로 폴리페놀 함량의 차이에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미국 등 서구식 식단이 주류인 국가에서는 올리브오일 섭취의 보호 효과가 다소 불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육류 중심 식단에서 포화지방 섭취가 많아 올리브오일의 효과를 상쇄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지중해 국가에서는 야채와 함께 올리브오일을 꾸준히 섭취했을 때 그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분자 경로에는 염증, 산화 스트레스, 혈관 수축 등이 있습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은 이러한 경로에 작용하여 내피세포의 기능을 회복하고 혈관 확장물질(Nitric Oxide)의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올레산은 세포막의 지질 구조를 개선하고, 특정 수용체를 억제하여 고혈압 억제에 직접 기여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은 약물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지중해식 식단, 특히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하루 20g(약 2스푼)씩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혈압 조절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 있어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